진달래 꽃이 피었습니다♪ 사월의 모진 황사 바람을 비껴 보내고 앞 산 야트막한 등성이들에 분홍꽃 진달래가 옹기종기 피어 났습니다. 심어놓은 이의 아무런배려(보온조치)없이 한겨울을 지나온 장미나무에 작은 부채꼴 잎이 돋아났는가 하면, 집 앞 커다란 밤나무는 이제 긴 겨울잠에서 깨어날 날을 눈꺼풀로 헤아려 보는 먹개구리의 허기진 등허리 마냥 시커멓게 마른 모습 그대로 입니다. 봄 가뭄 속에서도 봇도랑엔 봇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어느 댁 훈훈한 안방엔 <팔삭동이> 파리들이 날아들어 파리채에 쫒기는 삶의 긴 여정을 출발 했습니다. 고향에선 이제 대부분 못자리 마쳐가고 있습니다. 좀 이른 못자리를 한 댁의 못자리 비닐터널 속엔 바늘끝 같은 싹이 터 올랐습니다. 못자리-파종을 하고 한달쯤 뒤엔 모내기를 하게 되는데, 빠른 댁에선 5월의 시작과 함께 모를 낼 것입니다. 모가 모판 속에서 자라는 한달은 세월로 치면 사람의 60년 삶에 비길 수 있다고도 합니다. 한달이 지난 다음 부터는 밀집한 모판 속에서 모가 병에 걸리기 쉽고 건사하기가 아주 어렵게 돼, 될 수 있으면 빨리 본 논에 옮겨 심어야 합니다. 그래서 '모 키우기가 반 농사'란 말도 생겨난 것일 듯 싶습니다. 겨울을 지나면서도 그런대로 괜챦았던 손이 텄습니다.못자리 준비를 하느라 흙을 인절미곁 콩가루 탐하듯 만져서 그런가 봅니다.군대에서 식기 닦고 내무반 청소하느라 찬 물이 마를 날 없었던 졸병의 갈라터진 <겨울손>을 떠올려 봤습니다. 손이 변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은 농사일에 많이 미숙하지만 농부의 그것을 조금씩 닮아가는 손을 내려다 보면서, 그래도 여전히 흙에 가까운 농부로서 참된 삶과 의식을 다지고자 합니다. 마음속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인 생각의 거죽을 벗겨내 맨발이 시리도록 살아있는 흙을 쟁기로 갈아내고 싶습니다. 거기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넓은 잎 찰옥수수를 심으면 어떨까요. 제16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습니다. 이곳 철원,화천,양구 선거구에서는 우리들의 초등학교,중학교 동문이면서 동네 박재명님의 동기인 이용삼씨가 당선됐습니다. 이곳에서도 동송권 김화권을 가른 지역주의를 이용해 당선돼고자 하는 후보들과 이에 호응하는 유권자들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했습니다. 세상일 모든것에 <무조건>을 적용시키는 것은 위험하고 바보같은 일 입니다. 동문이니까,이 지역 에서 컸으니까 등등을 내세워 무조건이란 <불도져>로 사람들의 생각을 밀어 부치려는 어리석음에 대해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네 앞을 흐르는 사곡천에 놓인, 작년에 끊어진 다리 수유교를 다시 놓고 있습니다.시공업체의 무분별한 터파기 공사로 지은지 2년 남짓된 마을회관이 위태롭게 돼 동네에서는 <마을회관 피해방지 대책위원회>를 구성 했었습니다.진정차찾아간 동네 대표분들께 얼빠진 군수와 표만 생각한 국회의원이 "허물어지면 내가 다시 지어줄께-♪" 타령을 놓았답니다.거기에 김이 푹- 빠져버린 상태입니다. 푸석한 논둑길에 잡초가 커 오릅니다. 작은 잎 잡초는 그래도 봐줄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