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띄우는
우리들의 고향 이야기
무네미 소식 제 2호 200년 3월 19일
전화 033)458-3617

담장밑이며 들판의 햇살받은 땅을 조금만 가까이 들여다 보면 벌써 새싹들이 꽤 자라난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집집마다, 겨우내 변소에서 나름의 굵기로 꽁꽁 얼어붙으며 키를 길러왔던 <똥탑>들이 무너져 내린건 이미 여러날 전의 일입니다.

모교 와수초등학교 교문앞에선 애완용 병아리들이 그들의 생김새를 닮은 마음씨를 갖은 아이들에게 5백원씩에 팔려나가기 시작 했습니다. 장날이면 포도며 이런저런 과일나무 묘목이 나오는 것도 두어 장마당 지났습니다. 아직 논을 갈아엎기엔 좀 이른 때 입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논둑이 마치 냉동칸에 오래 넣어 두었던 시루떡을 쪄낼때 처음 물러지는 겉부분 처럼 풀어져 내리기 시작 했지만, 좀 더 아랫쪽은 덜 녹은 어름이 눈 감은 겨울나기 먹개구리 마냥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며칠 지나지 않아 그 <먹개구리>는 더이상 봄 햇살의 <녹이기 작전>에 견디지 못하고 제풀에 혀를 내밀고 어디론가 <증발> 할 것입니다.

겨울잠을 길고도 늘어지게 자고, 이제 눈을 떠야 할 것은 단지 먹개구리 뿐 아닙니다. 집집의 창고방에서 '싹을 틔워야해- 내가 이렇게 긴 겨울잠을 잘 수 있었던 것은 싹을 틔우기 위해서야'라고 꿈을 키워왔던 종자 볍씨들이 있습니다.

참고로 고향에선 <오대벼>와 <추광벼>,<진부벼>,<수원벼> 등을 많이 심고 있습니다. 대개 3년쯤 주기로 같은 종자라도 볍씨를 바꾸곤 한답니다. 정부에서 보급하는 것이 그 중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데,공급량은 충분치 못합니다. 그래서 조합에서 수매한 것이나 이웃집에서 제 2세대쯤 되는 볍씨를 나눠 받기도 합니다. 벼는 1가마가 60kg이고, 보통 벼120kg에서 80kg 쌀 1가마가 나오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여무는 시기가 좀 다른 올벼와 늦벼를 나눠서-같이 심고 기르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고향쌀 <철원오대>와 <철원특미> 주위 분들에게 많이 권해 주십시오. 그래도 고향은 아직까지는 물이 썩지 않은 곳 입니다. 벼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물을 많이 먹고 자라기에 물이 아주 중요 합니다. 물 많이들 드십시오. 다만 일터나 하시는 일에서는 <물 먹지> 말아야 합니다.

올 영농자금은 가구당 170여만원 정도씩 배정 받았습니다. 시골에 살면서도 도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돈 씀씀이를 잘 조정해야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영농자금은 8천여평 정도의 논농사에 들어가는 농약값과 비료값은 됩니다. 문제라면, 영농자금을 농사 짓는데만 쓰지 못하고 생활비로 돌려써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 입니다. 이자는 연 5%로 농사 짓는 누구나 받는 자금중에
가장 싼 것입니다. 그러기에 좀 더 타 쓰려고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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