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홈페이지:http://www.moonemi.com 2003/8/23(토) |
 물꼬..  ▶고개 밑 큰골 논, 열어 놓은 물꼬로 쏟아져 나오는 논물.. 오늘, 장마비가 많이 내립니다. 한참 쏟아질 때는, '이러다 논둑 떨어져 나가겠다..' 싶은 걱정이 듭니다. 좀 잠잠해지는가 싶으면 다시 되게 쏟아지고 하기를 반복하는군요.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사진의 큰골 논하고 밀계 못자리 배미는 논둑 걱정을 하게 됩니다. 큰골 논은, 논둑이 낮고 무른데다 여기 저기 들쥐가 구멍을 뚫어놓고 해서.. 자칫 하다간 물이 논둑을 넘거나, 쥐구멍으로 쏟아져 들어가 논둑을 허물어뜨리기 십상입니다. 지금도, 논둑엔 눈에 띄게 뚫어놓은 쥐구멍이 하나 있는데.. 흙으로 막으면, 녀석이 다시 열어놓고 해서 오늘도 두 번 나가서 확인을 했습니다. 밀계 못자리 배미 논은, 파수(버리는 물) 도랑 쪽으로 있는 논둑이 높고 경사가 가팔라서 논물을 제 때에 빼주지 않으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그 논둑에도 쥐들이 구멍을 뚫어놓곤 합니다. 논물 대기가, 쟁반 위 반듯한 인절미 골라 먹듯 쉽다면 야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폭우 쏟아진다고 논물을 다 뺀 뒤, 비 그치고 나서 다시 새 물 받듯.. 논물 대기가 불편한 곳이라면, 나중을 생각해 논물을 적당히 남겨두는 것이 낫습니다. 고개 밑 큰골 논은, 동네 앞 다리방(수유교) 에서 끌어오는 지하수를 대는데.. 고개실 논이라 물을 자주 대지는 않지만, 한 번 물을 대려면 순서도 순서려니와.. 물을 대는 동안, 다른 논으로 물을 돌려가지 않도록 지키고 있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 논에 물 가둘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군요. 평소에도 저는, 큰골 논의 나가는 물꼬를 좀 높다 싶게 막아놓곤 하는데.. 오늘처럼, 많은 비가 내리기에 어쩔 수 없이 확 열어놓은 날이면.. 언제나 비가 그쳐서, 다시 물꼬를 막으러 가나?.. 하는 마음 입니다. 아까, 운장리 논에 나가 봤더니.. 군데군데 키 크고 잎 색깔 짙게 웃자란 벼들은,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에.. 중심을 잃고 쓰러질 듯, 한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가고 있더군요. 벌써 쓰러지면 안 되는데.. 8월 뜨거운 햇살아래 한창 영글어 가야 할 벼들이.. 벌써, 일주일 가까이 오락가락 하는 장마 비에 시무룩해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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