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 남 ) 2003/5/6(화) 07:14 (MSIE6.0,Windows98,i-Nav3.0.1.0F) 61.74.10.206 1024x768 |
 논에 밑거름 주다..  이 즈음, 벼농사에 있어서는 <복합적> 시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창 모를 길러내는 농가가 있는가 하면, 모내기를 끝낸 농가들이 있고 그런가 하면 어쩌다, 아직까지 논갈이를 하지 않은 논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사흘 전엔 논에 밑거름(비료)을 뿌렸습니다. 밑거름 주는 시기가 딱 언제라 정해져 있는 지는 모르지만, 모내기를 열흘에서 보름 앞두고 주는 것이 적당하겠거니 싶어 그렇게 합니다. 동네 최문철님 트랙터로 함동원님, 한나네 그리고 저희, 그렇게 네 집 논(3만 5천여 평)에 함께 비료를 쳤습니다.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복합비료(질소-인산-가리)라고 해서 질소성분이 많이(21%~17%) 든 비료를 쳤으나.. 이제는 질소 성분이 적게(11%) 들고 규산이나 석회등 보조(?) 성분이 골고루 든 비료를 치는 농가가 더 많습니다. 논에 질소가 많으면 나중에 벼가 자라 병에 약하고, 잘 쓰러지고 밥맛도 덜하다 합니다. 그래서, 논바닥이 비료(질소)를 많이 먹어야만 하는 토질이 아니면.. 밑거름 뿐 아니라 중(中)-가지거름도 그렇고, 질소를 적게 주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엔 밑거름-중 거름-NK-알(벼 알) 거름 이렇게 네 번 주는 것이 하나의 <공식> 이었는데.. 지금은 중 거름과 알 거름을 주지 않고 두 번만 주는 쪽으로 많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몇 해 전 까지는, "그래도 벼가 좀 쓰러질 정도가 돼야 수확이 많이 나오지.."라고들 했었는데.. 이제는 "비료 욕심 내다가 벼 죽이고 자빠뜨린다(쓰러뜨린다)"는 얘기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비료를 친 다음날-처가에 갔을 때 아내가 그런 말을 하더군요. "당신도 유기농 같은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게 좋지 않아?" "혼자서는 하기도 어렵고, 그러려면 농사 규모도 줄이고 해야 돼.." "힘들더라도, 당신이 진정 땅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한다면, 차츰 그런 쪽으로 바꿔 가야지.. 겉만 농부지 당신이 진짜 농부의 마음, 농심農心을 가졌다고 자부할 수 있어?!" "........." 커 가는 애들 뒷바라지에다 점점 어려워지는 농촌 현실을 생각하면, 나도 논을 더 얻어서(소작) 농사를 더 지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니, 아내의 얘기를 듣는 마음에 찔리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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