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 남 ) 2002/10/26(토) 10:05 (MSIE5.01,WindowsNT5.0) 61.74.12.212 1024x768 |
 가을 들녘-콩 타작..  며칠 전, 운장리 논에 들어가던 길에 모기동산 앞을 지나다 돌아가신 군단장(이수철)님 밭에서 콩 타작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군단장님 댁에선 해마다 2천평 쯤 됨직한 돌밭에 콩을 심으셨습니다. 아마, 군단장님 댁이 동네에서 콩을 가장 많이 심으실 것입니다. 요즘 콩 농사는 집에서 두부를 만들거나 밥하는데 섞어 넣을 정도, 좀 많이 심는다 싶으면 몇 말, 한 두 가마쯤 팔 수 있을 정도이지, 군단장님댁 처럼 열 가마 이상 거둘 만큼 콩을 심는 댁은 드뭅니다. 홀로되신 군단장님 마나님께서 콩을 거두실 수 없으니, 토성리에 사는 사위 분이 그 마을 몇 분과 함께 처가댁 콩 타작을 하는군요. 예전엔, 마당에서 발틀 탈곡기나 도리깨질로 콩을 떨었는데.. 지금 이쪽에선 발틀 탈곡기는 거의 사라지고, 도리깨질이나 부지깽이 만한 나무 막대로 툭 툭 쳐서 떨기도 하고, 마른 콩 대궁을 트랙터나 1톤 화물차 바퀴로 밟고 지나가며 떨기도 합니다. 사진은 <경운기 대가리>에다 동력 탈곡기를 연결해 콩을 떠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콩 자금율이 얼마나 될까? 싶어 찾아 봤더니.. 작년 어느 자료 중에 9%라고 하더군요. 저는 작년까지 콩 자급율이 0%였습니다. 올해 30평쯤 심었지만, 늦게 심다 보니 며칠 전 서리가 내렸건만.. 아직까지 콩깍지가 홀쭉하고 콩 알은 넙적하니 퍼렇습니다. 가마솥에 두부를 다리느라 가마솥 걸린 흙바닥 부엌에 김이 가득하고.. 콩을 떨고 난 콩깍지를 겨우내 염소 먹이로 주던 시절, 저는 그런 기억이 없습니다만.. 꾀 있는 아이들은 들판을 쏘다니다, 콩밭을 만나면 풋콩을 꺾어.. 통 성냥에서 덜어내 불장난하느라 갖고 다니는, 알 따로 황 따로.. 주머니에 있는 성냥을 그어 불타는 검불에 콩을 구워 먹기도 했었죠. 주머니 하니까 생각나는데, 저희 어릴 적엔 주머니가 꽤 쓸모 있었습니다. 구슬, 딱지, 껌, 1원짜리 종이돈... 이것저것 잔뜩 구겨 넣고.. 주머니에 가득 찬 잡동사니 때문에 움직임에 좀 불편함이 있더라도, 그게 외려 뿌듯했던 시절.. 충치 하나 없던 시절.. 그 때를 기억하시죠? D-19, 11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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