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오대ㆍ철원특미
깨끗한 물, 맑은공기 - 비무장지대(D.M.Z)에서 흘러드는 물과 해발 250m
고지대의 신선한 바람, 기름진 점질토 땅, 깨끗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청정지역에서 철원쌀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모내기 - 5월 초 부터 20일 사이에 서둘러 얼추 모내기를 마칩니다.
못자리에서 한 달 가까이 자란 어린 모들이, 본논으로 옮겨져 새로이 뿌리를 내리게 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논들이 번듯 번듯, 널찍 널찍하게 경지정리가 돼 있습니다.
사진은 승용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하루에 4천여평도 거뜬히 냅니다.
피사리 - 본논에 옮겨 심은 어린모는 마치 홍역치르듯 '모살이'를 한 뒤 뿌리를 내립니다.
본논에서 겨울을 난 돌피의 씨앗이 눈을 터서, 어린 모를 따라 잡으려고 바삐 자라 오릅니다.
돌피가 하나, 둘 가지를 치고 어린 모에 질세라뿌리를 굳게 내리면, 피사리가 힘겨워 집니다.
부지런히 논 고랑을 오가며, 물 위로 자라오른 피를 뽑아줘야 어린 모가 돌피의 등쌀에 눌리지 않고 잘 자라날 수 있습니다.
나비가 누에 고치를 뚫고 나오듯, 병아리가 앙증맞은 노오란 부리로 알 껍질을 깨고 나오듯, 벼 이삭이 안간힘 쓰며 볏대궁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이렇듯이삭이 밖으로 나오는 모습-시기를 벼가 팬다고 합니다. 벼 이삭이 대궁 밖으로 나왔다 하여, 모두 알이 차 영그는 것은 아닙니다. 껍질-왕겨 속에서 다시 벼꽃이 고개를 내밀고 수정이 돼야, 벼 알이 차 영글어 갑니다.
안타깝게도, 그 즈음이 장마가 시작되거나 한창 장마가 이어질 때 입니다. 어렵사리 고개 내민 벼꽃이 비바람에 휘말려 수정을 못하면 그 벼알은 쭉정이가 됩니다. 비바람 몰아치는 날이면 한 해 농사 망칠세라, 마음은 조마 조마 바람 앞의 촛불이 됩니다.
논두렁쪽으로 고개를 늘어뜨리고 여물어 가는 벼 이삭 곁을 지나노라면, 농부의 가슴 속으론 넘실~ 황금물결 들어 찹니다.
그렇다고 아직은 풍년가를 부르기엔 이릅니다. 목도열병 이라 하여, 벼 이삭을 죽게 만드는 병이 찾아올까 걱정 돼 찬찬히 살펴봐야 합니다.
'벼를 탈곡 해, 창고에 들이기 까지는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벼 벨 날짜를 앞두고 몇 차례씩 올라오는 태풍에 마음 조립니다.
키를 꼴락 넘는 물 속에서 삭아 버릴까 걱정인어린 모 시절 부터, 탱글 탱글 벼알이 잘 여문 이삭으로 자라기 까지 함께 해 온 농부와 벼..
벼베기를 하는 날, 콤바인 뒤를 따르는 농부의 가슴엔 이러 저러한 생각들이 헤엄쳐 다닙니다.
올해는 쌀이 몇 가마나 나오려나, 작년 보다 줄 것인가 늘 것인가, 수매값은 제대로 받을 수 있으려나.. '쌀값은 농민값'인데..
논두렁에서 삼팔선 막걸리에 얼쩡해져 갑니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처럼,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어 주고 이제는 미련 없이 겨울 잠-휴식 속 으로 들어 가는 자연-농토.
초겨울, 살얼음 언 논 바닥에 서 있는 두 개의 벼 이삭, 그 숙인 고개가 머금고 있는 '명상'..
우리에게 쌀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농사는 무엇인가?
우리에게 쌀농사는 무엇인가?
우리에게 밥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