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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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8(월)
[동네 사람]- 연태경 어른..  


▲마을회관 경로당에서 기분 좋으리 만치 약주를 드시고 댁으로 돌아오시는 길-양구집 논 앞께서..

동네에서 약주-술을 즐겨 드시기로 말하자면, 4반에 사시는 연태경 어른을 빼놓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후쯤 되어, 동네에서 지나다 만나 뵈면 ‘얼쩡 하니’ 취해 계신 때가 많습니다.
약주를 그렇게 즐겨 드시면서도, 연태경 어른은 몸이 잘 뒷받침(?) 해 주는가 봅니다.
사람마다 잦은 술 마심, 과음 뒤의 후유증을 갖게 마련인데 연태경 어른에게선 그런 모습을 뵐 수 없습니다.
모르죠, 연태경 어른 나름의 ‘고충’이 있으신 지도..

연태경 어른 댁이 언제 무네미로 이사 오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왕에, 꺼낸 이야기니 정확히 알아보자 생각하고 조금 전 연태경 어른 댁에 전화로 여쭸습니다.
서울 한남동에서 태어나셔서 그곳에서 30여년 사시다가, 천호동에서 장사를 몇 해 하시고..
다시 부천 근처 신천리란 곳에서, 몇 해 동안 닭을 기르셨답니다.
그 뒤, 서른여섯에, 무네미로 오셔서 지금 연세가 예순 여섯이니 30년째랍니다.

연태경 어른의 마음엔, 지금도 젊은 시절의 혈기가 남아 있는 듯합니다.
어쩌다, 많이 취하신 연태경 어른을 길에서 만나 부축해 드리노라면..
“내가 말야.. 음.. 이래 뵈도 말야.. 음.. 한 방에.. 음..” 그러시며 누구 에랄 것 없이..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이시기도 하고, 우악스레 제 손에 악수를 하시기도 하십니다.
그때, 손에서 느껴지는 힘이 상당하심을 느끼게 됩니다.

가을걷이를 마치신 동네 어르신들께서, 마을회관 경로당에 모이시기 시작한 지 여러 날..
연세가 66세이시긴 해도, 경로당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으신 편에 속하신 연태경 어른께선..
좀 더 연로하신 다른 어르신들과 드실 술이며, 안주 같은 것을 주방에서 챙겨 내오시곤 하는 모습을 뵙게 됩니다.

연태경 어른은 저희와 사돈지간이 됩니다.
저의 6촌 형(호엽)수(연 부림)의 친정아버님이시죠.
어쩌다, 많이 취하신 사돈어른을 부축해 드리노라면..
미처 저를 알아보시지 못하고, 심하지 않으나 거친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면 제가, 웃으며 농담 삼아 그럽니다.
“사돈어른 저예요. 사돈지간은 어려운 사이잖아요..”
그러면, 연태경 어른께선..
“아, 그렇지.. 사돈은 어려운 사이지.. 아이구 이거 미안 합니다 사돈님..” 그러십니다.
평소, 연태경 어른은 사돈인 저에게 잘 대해 주시길래, 부러 그런 점을 떠올리시게 하는 것입니다.

무네미로 이사 오신지 30년, 이제 이곳은 연태경 어른께 ‘제 2의 고향’으로 자리 잡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건강히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젊은 시절, 팔씨름을 잘 하셨을 것으로 생각되게 굳은 팔 힘을 가지신 연태경 어른..


211.33.233.148 sun한목사: 어르신의 넉넉한 웃음이 좋았었죠! 건강하세요. 뒤에 신흥교회가 보여 정겹네요. 사랑방에 교회도 하나 개설해 주실주 없는지요. [11/15-11:15]
61.40.83.50 볍氏: 제가 보기에도, 하늘색 지붕의 신흥교회 모습이 산뜻하고 정겹습니다. 저도 이곳 사랑방에 '신흥교회'도 입주 했으면 하는 바램이나, 전도사님께서 따로이 다음 카페라던가 그런 공간을 갖고 싶으신가 봅니다.그리고, 어떠한 형태가 됐건 그런 공간을 마련했을때 전도사님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는지..하는 생각도 가져 보구요. 반갑습니다. sun한 목사님.. [11/16-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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