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63 : 시래기 국과 어머니 사랑

이름:서창원

2003/11/13(목) 23:17 (MSIE6.0,Windows98) 220.116.227.49 1024x768

시래기 국과 어머니 사랑

♡시래기 국과 어머니 사랑♡

~ 詩. 서 창원 ~

길목에 서서 하루 종일 그 집을 바라보았다

이른 아침 무청을 마당에 펼쳐놓고 친구들과
강가에 핀 갈대를 꺾으러 가기라도 약속한 듯
종종 걸음으로 내 앞을 지나는 그녀 덜 마른
머리칼에서 풍겨오는 푸성귀 냄새가 나를
마취시켰다

한 낮의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는 골목
상고머리 셋과 머리 쪼맨 계집 넷이 작대기로
땅 파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먼 발치서 무청을
뒤척이며 그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녀,
때로는 짧은 한숨을 토해내기도 하고 피식
웃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무청의 두께는
그녀의 주름살 만큼 엷어져가고

스산한 바람에 땅거미 대신 나의 입김이 허공에
뼘뼘히 집을 짓고 있을 무렵 피로에 지친 노파
녹슨 철문 안에 흙묻은 호미 던지고 마당에 널었던
시래기 담아 부엌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그 국에
밥 몇 숟가락 말아 시장기를 달랬던 내 배는 구수한
사랑으로 불룩해져오고 밥상 위엔 굵은 눈망울
몇 개 흩어져 굴러다니고 있었다

볍氏: 시래기 된장국, 그 편한 '속 느낌'.. 투박함.. [11/15]

번호	제 목		이름	첨부	작성일	조회

66	사는 게 뭐 그리 대수요		뜰기		2003/11/21	2963

65	Re..대수 입니다..		볍氏		2003/11/21	2390

64	희망	1	뜰기(명남)		2003/11/18	3018

63	시래기 국과 어머니 사랑		서창원		2003/11/13	851

62	동갑내기처형	2	뜰기/명남		2003/11/08	4756

61	가을 콘서트	2	김정아		2003/11/07	2628

60	바보가 있다	2	뜰기		2003/11/06	2489

59	마음껏 노래 했습니다.	1	뜰기		2003/11/01	2342

58	사모바위	1	뜰기		2003/10/30	2560

57	마술에 걸린여자	1	뜰기		2003/10/27	2563

56	아름다운 사람이야말로 더할 나위 있을까?	3	文惠 서창원		2003/10/21	2860

55	새벽아! 깨어나라	1	김정아		2003/10/20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