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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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한 장- 안 도현  


▲나의 주방에서 '불침번' 서며, 은근한 온기로 수도를 얼지 않게 하며 그 존재 이유를 밝히는 연탄(난로)..

연탄 한 장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짧으면 여덟 시간 길면 열 두 시간 동안, 스스로를 태워 ‘이웃’(공간)을 따듯하게 여며주는 연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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