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2003/6/7(토) 07:47 (MSIE6.0,Windows98,i-Nav3.0.1.0F) 61.74.10.139 1024x768
농사 첫 해, 발이 되어 준 오토바이..  



지난 98년, 고향에 돌아와 첫 농사를 짓던 해, 저의 발이 되어 준 오토바이입니다.
저 오토바이는 동네 지응래 어른께서 타시던 것인데, 연세 드시고 기력이 떨어져..
그 몇 해 전부터 농사를 지으시지 않았기에, 오토바이 또한 집 뒤란에서 십 년 가까이 먼지에 쌓여 있었습니다.
오토바이는 제가 농사에 필요한 삽이며 호미, 긁쟁이, 낫 같은 이런저런 농기구를 사들인 것 처럼..
없어선 안될 품목에 들어가기에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지응래 어른 댁에..
타지 않는 오토바이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마나님께 말씀 드려서 10만원을 드리고 가져 온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저에게 온 오토바이는 꼭 한 해쯤 잘 탔습니다.
집에서 5.2킬로미터 떨어진 운장리 논에 갈 때, 오토바이는 제게 꼭 필요한 이동수단 이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차 살 형편은 안 되고, 어떻게 한 해 만이라도 오토바이로 지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연료통에서 기름이 좀 새는 것 말고는, 발로 '스타팅 킥'을 내리 밟아 시동을 걸어야 했지만,
그리고 몇 번의 잔 고장이 있었던 것 말고는, 다음해 4월쯤 지금 타고 있는 차를 살 때까지, 저의 발 노릇을 잘 해주었습니다.

<논공행상>으로 따진다면, 제가 첫 해 농사 짓는데 그 어느 여건 못지 않게 커다란 '공훈'을 세운 파란색(효성 배기량 100CC) 오토바이..
오토바이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따로 사시는 장인어른께서 타시던 오토바이를 누가 훔쳐 갔기에, 큰 맘 먹고 중고 오토바이를 한 대 사드리면서..
제가 타던 오토바이를 얼마 쳐서 오토바이가게에 넘겼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농사지으며 들인 '첫 정'이라 할 수도 있을 오토바이를, 기껏 7~8만원쯤의 값어치를 매겨 넘기고 말았다는 것이..

포드드드득....~
하얀 연기 일으키며 시동 걸리던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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