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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빛으로 물드는 모기동산과 흐르는 개울 물.. 나흘 전, 모기동산 밑 개울물에 멱을 감았습니다. 지난날-어린 시절, 알파산밑과 함께 여름철이면 우리들의 가장 너른 놀이터가 돼 주었던 모기동산 개울.. 그 '추억의 샘터'에서 헤엄을 치고 아주 오랜 세월만에 다이빙도 했습니다. 조금씩 가을 옷으로 갈아입는 모기동산의 나무들, 그리고 물빛 풍경들.. ![]() ▶모기동산앞 개울을 위 아래로 나누는 보에서.. 고향에 돌아오기 전, 추석을 쇠러 무네미를 찾아오면 모기동산을 찾곤 했습니다. 제법 물이 차가워진 모기동산앞 개울에 몸을 씻으며, 고향 찾은 느낌을 좀 더 되살려 보려 했습니다. 언제나, 그 앞에 서면 마음 따스하게 고향을 일깨워 주곤 하는 모기동산.. ![]() ▶어릴 적엔, 배에 물부터 뭍이고, 어른이 돼서는 일단 머리부터 감고.. 저뿐 아니라, 가을 모기동산에 몸을 담궜던 이야기들은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지난 날, 논바닥에서 탈곡기로 탈곡을 할 시절.. 함께 탈곡 일을 다니는 '패'들은, 일을 마친 저녁이면.. 하루 종일 깔끄러운 검부재기(검불)며, 벼를 떨 때 나오는 먼지를 씻으러 모기동산을 찾았답니다. "으이 차.." 시월 모기동산 개울물에 머리를 감고, 쓱! 쓱! 등뒤로 해서 수건을 문지르며 깔끄러움을 닦아내곤 했다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 ▶예전엔 비료포대에 바람을 넣고 입구를 꼭 접어, 쥬브(튜브) 삼아 타곤 했었죠.. 저에겐, '탈곡 패'의 경험은 없지만.. 나름대로, 가을 모기동산 멱감기가 생소하지 않습니다. 계절에 어울리지 않은 듯 하나, 와수리에서 자동차 수리 업을 하는 동창-박창수에게서 거저 얻은 자동차 튜브를 타고, 물위에서 빙그르 돌아가며 살펴보는 주위 풍경.. ![]() ▶어릴 적 개헤엄은 차마 민망하고, 평형으로 헤엄쳐 나가 보는 보 洑밑.. 어린 시절엔 아무래도 '개헤엄'을 많이 쳤습니다. 몸이 가라앉지 않도록, 손은 손대로 호미 질 하듯 열심히 젖고.. 발은 발대로 첨벙! 첨벙! 물 속에 발길질하곤 했습니다. ![]() ▶사진기를 자동으로 해 놓고 찍으려니, 제대로 된 순간이 잡히지 않아 거푸 NG만 나고.. 가끔가다, 물 속으로 뛰어드는 다이빙도 하곤 했었죠. 물 속에 뛰어들자 마자, 코와 귀로 느껴지는 그 독특한 실감.. 잘못, 콧속에 물이라도 들어오면 톡 쏘듯 그 매운 맛.. 귓속으로 쏴∼!하고 쳐들어오듯 하는 물에, 귀가 먹먹해 지곤 했습니다. ![]() ▶어릴 적엔 다이빙해 들어간 물 속에서 눈을 떠보곤 했는데, 여덟 번 물 속으로 뛰어들고서야 잡은 모습.. 누가 더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고, 다이빙을 할 수 있는지 '시합'도 했습니다. 지금, 모기동산은 보 위쪽으로는 모두 메꾸켜서 기껏해야 물깊이가 무릎 높이밖에 안됩니다만.. 그 시절엔, 머리 위로 손을 쭉 펴고 서도 발이 물밑 바닥에 닿지 않는 자리도 있었습니다. ![]() ▶물이 얕은지라 물 속 깊이 다이빙하지 못하다 보니, 거푸 배치기를 하여 얼얼하게 물든 배.. 거푸 배치기-배가 먼저 물에 닿은 잘못된 다이빙을 하고 나면 배는 빨갛게 물들었고, 좀 더 높은데서 다이빙을 하다 배치기를 하면 배가 물에 닿을 때,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배가 갈라질 것 같은 따가움이 느껴졌습니다. ![]() ▶나중엔 휴지로 귀를 막고 다이빙을 했지만, 그래도 귓속엔 물이 .. 그렇게 물 속을 들락거리다 보면, 귓속에 물이 들어가, 귀가 먹먹하고, 웅∼ 하는 환청이 들리기도 했구요. 그러면, 물을 빼느라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이고 모래밭이나 자갈밭에서 콩 콩 뛰곤 했었죠. 그렇게 해도 나오진 않은 귓속 물은, 집에 돌아와 밤에 잠 잘 때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베개에 대고 자다 보면, 뜨듯한 느낌으로 귓속을 빠져 나오는 것이 마치 꿈인 듯 느껴지곤 했습니다. ![]() ▶각자, 담력에 따라 다이빙이나 뛰어내리는 높이를 정하곤 했던 그 바위 앞 풍경.. 지금은, 바닥 얕은 개울이 돼 다이빙은커녕 수영도 할 수 없게된 지난날, 우리들이 첨벙! 첨벙!∼ 뛰어 내리곤 하던 바위와, 오랫동안 물 속에 있다 보면, 추워진 몸을 데우느라 따듯하다 못해, 뜨거운 돌멩이 위에 엉덩이를 지지던, 지금은 아무도 멱 감으로 찾아오지 않는 그 자리.. ![]() ▶바위의 이끼를 떼어 내 고무신에 넣고 신어 봤지만, 발은 예전처럼 물들지 않고.. 물 속 들락거리기를 잠시 쉬며, 마른 바위에 붙은 이끼를 떼어 내, 물기 있는 고무신에 넣고 신고 다니다 보면 어느 새 발바닥은 빨갛게 물들었죠. ![]() ▶모기동산으로 가는 둑방길에 서면, 고향에 살면서도 고향이 그리워지고.. 지금은 모기동산 앞 개울도 사람도 예전같이 않지만, 이따금 모기동산으로 가는 둑방길을 걷노라면, 이런 저런 느낌들이 쑥대처럼, 가끔은 마른 풀 처럼 돋아나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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