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 남 )
2003/2/13(목) 09:49 (MSIE6.0,Windows98) 61.74.11.91 1024x768
빈집-구변동 대천상회..  



열흘 전쯤, 와수4리 구변동을 얼쩡거리다 <돌담집>사진을 찍던 날에..
돌담집 맞은편, 대천상회 모습도 사진에 담았습니다.
대천상회는 언제부턴가 이른바, 농촌 <빈집>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천상회..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느 해, 대천상회 안쪽에 있는 부대 곁으로
소풍이었는지, 야외학습이었던가 기억이 확실치 않은 어떤 계기로 지나다가..
선생님 눈치를 살피며 친구들과 대천상회로 몰려들어가 '하드'를 사먹었던지,
쫀득이 같은 <불량식품>인지 고무 물총 같은 장난감을 샀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무네미에도, 빈집이 세 채 있습니다.
빈집들은 지붕이 그렇고, 기둥이 그렇고, 바람벽이 그렇고
한때 따듯한 온기로 사람들의 허리와 엉덩이를 덮혀 주었던 방구들이 그렇고..
세월의 흙먼지를 덮어쓰고 있는 느낌으로 보여지곤 합니다.

재잘재잘 아이들의 소란스러움과, 이것저것 집었다 놓았다 물건을 고르던 손길..
한여름 불가마 더위 속에, 하드-아이스께끼를 실은 삼발이-삼륜차가 찾아오면..
아이스박스에서 피어오르는 드라이아이스(?) 수증기 너머로 수북히 담긴 하드를 쳐다 보며..
주머니 속 오원짜리, 십원짜리 동전을 남몰래 헤아려 보던 '코 찔찔이' 시절..
영악한 조무래기들은, 운전사가 한눈이라도 팔라치면..
하드 몇 개, 엿 몇 가락 슬쩍 움켜쥐고, 죽어라.. 골목길로 내닫기도 했더랬죠.

세월 흘러, 사람들은 가고 덜렁 뒤에 남아 '여생餘生'을 잇는 빈집들..
그 처마 밑에, 다시 사람의 체온 찾아 들 날 있을까? 싶습니다.

사진 속 문패는, 예전에 책받침도 그런 것이 있었듯..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그림이 비치게 만들어진 것인데, 대천상회 처마 밑 기둥에 지금도 매달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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