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 남 ) 2003/4/21(월) 06:51 (MSIE6.0,Windows98,i-Nav3.0.1.0F) 61.74.10.47 1024x768

밀계 중보中洑를 치다..   늦기는 했지만, 제가 들어-가입 해 있는 밀계 보洑는 어제 보를 쳤습니다. 작년 여름 장마 때, 보 입구-수문에 커다란 돌멩이와 모래가 가득 메워져 물이 보로 들어오지 못했는데, 며칠 전 그것을 치웠기에, 때늦은 보를 치게 된 것입니다. 밀계 지구 농경지로 들어오는 보洑는 두 개입니다. 하나는 밀계(상)보이고, 어제 보를 친 것은 밀계 중보中洑입니다. 저는 두 개의 밀계 보에 모두 들어 있는데, 밀계 중보는 저의 논에 직접 물을 대느라 들어있고, 밀계 상보는 제가 소작을 부치는, 다른 분 소유의 논에 물을 대기에 들어 있습니다. 요즘은 예전 같지 않아, 모든 보가 잘 관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때 그 때-그 해 그 해 필요에 따라 보를 치기도 하고, 보세를 걷어 필요한 경비에 쓰는 보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같은 목적, 하나의 물줄기-보를 통해 흘러오는 물을 대서 농사를 짓는데 따른 현실적 유대관계가 아직은 남아 있습니다. 직접 밀계 중보 물을 끌어다 대는 논 주인은 여덟이고, 파수-남는 물을 대는 논 주인도 몇 집 따로 있습니다. 보에 들어있는 여덟 농가 중, 어제 보 치는데는 여섯 집이 나왔습니다. 나오지 않은 두 집에 대해서는 <벌금>으로 3만원씩을 내도록 정했다는데, 정말 벌금을 걷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논에 개인 관정-농업용 지하수 우물이 있기도 해서, 예전처럼 농업용수를 봇물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줄었기에, 보의 결집(강제)력이 약해진 때문입니다. 어제 보를 치러 나온 농군은 무네미에서 넷, 육단리에서 두 집입니다. 봇도랑을 덮은 묵은 잡풀을 걷어내고, 바닥의 흙과 돌을 파낸 뒤, 보 아귀-입구에 비닐을 대 물이 수문으로 잘 들어오게 했습니다. 원래 수문이 개울 바닥 보다 높아, 물이 닿지 않았었는데 그렇게 하니 물이 보로 잘 흘러 들었습니다. 열 한시쯤 돼서 일을 마친 뒤, 함께 이른 점심식사를 한 뒤 헤어지면서, 나중에 다시 한 번 모여 보를 손질하자는 약속들을 했습니다. 올해도 보를 치다가, 작년처럼 봇도랑에서 개구리를 만났습니다. 고추개구리-무당개구리는 그저께 처음 보긴 했어도, 먹개구리는 올 들어 처음 만나는 것입니다. '개구리야, 너 을종 아저씨 눈에 띄지 않은 게 참말 다행이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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