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 남 ) 2003/4/15(화) 23:55 (MSIE6.0,Windows98) 61.82.43.163 1024x768 |
 못자리 하는 모습 - 셋(품앗이..)  어제 저희 못자리를 했습니다. 보름 동안, 좁은 마당을 반 이상 차지하고 작은 산처럼 자리잡고 있던 못자리 흙이.. 모판(육묘상자) 1,157개에 볍씨와 함께 담겨 못자리 배미로 옮겨갔습니다. 이로써, 함께 풋앗이 한 다섯 집(최문철님댁, 오인선님댁, 최준상님댁, 한영섭님댁, 그리고 저희)의 못자리가 모두 끝난 것입니다. 일은 오후 세시나 돼서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요즘, 못자리치고는 꽤 늦게 끝난 셈입니다. 오늘, 그 분들의 어깨와 허리가 뻐근했을 것입니다. 동네 젊은 층 중에서는 저의 농사 규모가 가장 적은 축에 들지만, 품앗이를 함께 한 다섯 농가 중 세분의 댁은 저 보다 적습니다.  못자리 바닥에 모판을 줄지어 깔아 놓고, 활대(강선)를 꽂은 뒤 비닐을 씌우고 나니.. 마음은 정말, 한해 농사의 반半을 지은 듯하게 홀가분하니 흐뭇하더군요. 그만치, 못자리는 하는 일은 적잖은 부담감을 갖게 했던 것입니다. 그래도, 비 온 뒤 이틀만에 하는 못자리 논바닥에 차가 들어갈 수 있어서 한결 힘을 덜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못자리에는 논바닥에 저 만치 80여 미터쯤 물도랑을 만들어 봇물을 대기로 했습니다. 육묘상자를 덮은 못자리 비닐 양쪽에 흙을 덮는 일과, 긴 물도랑을 내는 일은 경운기에 쟁기를 달아서 했습니다. 사람의 삽질을 대신해 흙을 떠넘기고 도랑을 내는 경운기, 그 기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인정을 나눠 줄만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오늘 저희 못자리를 하신 분들의 품(일손)은.. 제가 못자리 품앗이를 한 네 분의 댁에서 각 한 분씩 오셨고, 인근 부대에서 사병 두 명을 대민지원 받았습니다. 그러고도 부족해, 두 분의 품 샀습니다. 벼농사 농사일에 있어, 거의 유일하게 품앗이가 남아있는 일-못자리.. 동네에서 농사를 짓는 거의 모든 댁에서 몇 몇 집씩 그렇게 못자리 품앗이가 짜여져 있습니다. 품앗이를 통한 손 맞춤이 모쪼록, 일상 생활에 있어서도 마음 맞춤으로 이어져 가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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