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47 : 밍구네 고추 모종 하우스..

2003/3/18(화) 08:31 (MSIE6.0,Windows98) 61.74.10.220 1024x768

밍구네 고추 모종 하우스..

겨울이 다하기 전부터 산자락 물길 가까운 곳엔 버들개지가 잿빛 몽우리를 터뜨리고,
이 즈음 들판엔 꽃다지, 냉이, '담배뿌리'(들풀)가 잎을 키우고 뿌리로 물을 길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봄의 앞자락에서 가장 먼저 자라나는 농작물은 하우스 안의 고추 모종입니다.

나흘 전, 다리방 앞 전병혁님 댁 앞을 지나다 비닐하우스 안에 자라난 고추 모종을 잠깐 들여다봤습니다.
'포트'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 모는, 쪽 뻗은 참새 발가락 같은 잎을 파랗게 뽑아 올리고 있었습니다.
하우스 오이 농사를 많이 짓는 전병혁님 댁은, 그동안 고추 모종도 많이 키워 이웃들에게 <분양> 하거나 풋고추, 붉은 고추로 재배하였답니다.
작년 그리고 올해는 고추 모종을 키워 팔기보다는 직접 재배하는 면적이 많아 졌답니다.
동네에서 고추 농사를 좀 많이 지으면서 고추 모종을 분양 한, 또 다른 한 댁 백흥기님 입니다.
그런데, 올해 백흥기님 댁 고추모종은 씨앗이 싹트는 과정에서 '곯았는지' 망가졌답니다.
고추는 씨앗을 싹 틔우고 모종으로 키우기까지의 기간이 생각 보다 꽤 길더군요, 40여일 이나 된답니다.

언제부턴가 가장 수확을 예측하기 어려운 농사가 고추인 것 같습니다.
이제, 이쪽 지역에선 농가소득을 올릴 만큼 고추농사를 많이 짓는 댁은 아주 드물지만,
집집마다 필요한 만큼의 풋고추, 빨간 고추를 얻기 위해 고추를 재배하는데, 문제는 탄저병이라는 것입니다.
그 병 한가지 때문만으로도, 해마다 아예 빨간 고추를 거의 따지 못하는 댁이 생기곤 합니다.
모쪼록, 올해는 탄저병 없는 고추농사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위 사진 속 얼굴은, 지난 정월 대보름 맞이 동네 윷놀이 마당에서 흥겨워하시는 전병혁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