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2005/10/21(금) 11:27 (MSIE6.0,WindowsNT5.1) 61.73.237.244 1024x768 |
 Re..둘째 날, 벼 베기-10.13..  ▲고개 너머 큰골 논 큰 배미를 마저 먹어 들어가는 콤바인- 물(水) 욕심이 많은지라 논바닥엔 물이 흥건.. 많지 않은 농사(임차한 논까지 벼농사만 8,500여 평)임에도, 올해는 벼 베기를 사흘 동안 나누어 했습니다. 하긴, 올해처럼 벼 베는 날짜가 늦어지지 않았던 여느 해도, 이틀 정도로 나누어 벼 베기를 해오긴 했습니다. (참고로, 우리 마을 사 오 십대 연령층 중에 제가 짓는 농사가 가장 적은 편에 속합니다.) 올해, 다행이 저는 벼를 많이 쓰러뜨리지 않아 벼 베기가 좀 늦어졌어도, 상대적으로 마음고생이 덜했습니다만.. 벼가 많이 쓰러진 농가에서는,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나오면 매우 큰 시름을 앓곤 했던 것입니다. 저희 논, 둘째 날(13일) 벼 베기는.. 전날 어둡도록 벼 베기를 하다 남긴, 고개 너머 ‘큰골 논’ 큰 배미를 마져 벤 뒤.. 그 위, 올해 처음으로 오리농군을 논에 넣어 김매기를 맡긴 ‘오리농법’ 논을 베어 들어갔습니다. 게으른 탓에, 논둑 풀 깎기도 제대로 못해 도깨비 풀등이 무성한.. 자그마한 두 배미를 이장님이 모는 콤바인은, 살곰살곰 잘도 베어 먹어 들어갔습니다. 오리가 놀던(사실은 주린 배를 채우려 김매기를 하던) 고래(고라실)논 벼 베기를 하노라니.. 지난 봄 부터의 일들-오리를 넣던 날, 삽날을 두드리면 먹이를 받아먹으려 달려오던 모습.. 볏 대궁이 이삭을 ‘잉태’하기 시작하면서, ‘쓸모’ 없어진 오리농군들이 군입(군식구)으로 생각되고.. 결국은, 여기 저기 몇 집에 나누어 주고 논두렁에서 떠나보내던 일들이 돌이켜지는 것입니다. 내년에는 큰골 논 전체(2,000여 평?)를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지으려 합니다. 올해 오리를 넣었던 작은 두 배미엔 다름없이 오리를 넣고, 그 아래 큰 배미와 농촌체험을 했던 길옆 배미에는 우렁이를 넣어 김매기를 시켜볼까 생각중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똘(샘나는 물을 따로 고여 있게 하거나, 흐르게 하는 논 안의 도랑)을 친, 오리농법을 한 작은 두 배미는, 똘을 친 효과를 단단히 보았습니다. 작년까지는, 둑 밑을 따라 찬물이 나는 자리는 잡초가 무성해 벼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오리농법으로 제초를 한 논의 벼가 만족할 만치 썩 좋지 않기도 하고, 친환경 첫걸음인 ‘저 농약’(관행농법에 비해 농약 사용을 2분의 1 이하로 줄인) 재배 쌀은 별다른 차별성이 없기에 관행농법으로 지은 벼과 그저 섞고 말았습니다. 내년에는 생업인 농사에 보다 부지런하고 신경을 써서, 새로운 시도에 따른 분명한 차별성을 가져야지..마음먹고 있습니다.  ▲오리농군을 넣어 김매기를 시킨 논배미의 둑은, 논둑깎기를 게을리해 도깨비풀등 잡초가 무성하고..  ▲볏 바리 실어 나르는 일손이 부족하면, 벼 베는 남편(안송희 이장님)을 거들곤 하는 ‘이순자 여사’..  ▲오리농군들이 놀던 (지난6월 모습 ☞보기) 황금빛 논배미, 저만치 벼 받는 차 위엔 또래친구 태복이..  ▲벼 패기 시작할 즈음 오리농군들은 모두 떠나고, 덜렁하니 오리농군들이 머물던 커다란 막사(집)은 남아..  ▲오리농법을 한 큰골 논 윗배미를 마저 베고, 둑으로 나온 ‘호프식’ 콤바인은 벼를 자루에 쏟아 붇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