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2004/4/3(토) 09:14 (MSIE6.0,Windows98,i-NavFourF) 211.218.57.95 1024x768 |
 '만우절' 못자리..  ▲못자리 흙 받아놓은 마당에서, 전동 파종기로 모판에 볍씨를 뿌리고, 옮겨 싣고.. 엊그제-4월 1일, 사촌 아우 수일은 못자리를 했습니다. 동네 뿐 아니라, 김화권 전체로 보더라도 시기적으로 사뭇 빠른 못자리입니다. 못자리부터 모내기까지 일찍일찍 해 놓고, 트랙터, 이앙기로 다른 농기의 기계 일도 좀 하고.. 길게 봐서는, 초가을에 벼 베기까지 일찍 마치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차 바닥을 평상平床 삼아, 둘러 서 함께 드는 점심, 길 건너 흰 차 있는 허름한 집은 볍氏네.. 수일은, 함께 할 친구들이 많기에.. 구지 저의 일손이 필요치 않을 것이나, 사실은 저희 못자리하는 날 트랙터도 그렇고 수일의 일손이 필요하기에, 제가 자청해서 품앗이를 하였습니다. 어쩐 일인지 모르나, 다른 댁에는 대민지원 사병들이 나와서 일을 하는데.. 마찬가지로 부대에 대민지원을 신청 한, 수일의 집에는 군인들이 나오지 않아.. 한동안 마음 끓이던 수일은, 친구들이 여럿 왔기에 일손이 그리 딸리진 않았습니다.  ▲밀계 논에 모판상자를 가지런히 놓는, 수일의 친구들, 저만치 뒤편에 보이는 모기동산.. 2천 여장의 모苗 상자에 흙을 채우고, 씨앗을 뿌리고.. 못자리 바닥 논으로 옮겨, 망을 지어 펼쳐놓고 다져 밟고, 비닐터널을 씌우는데.. 여성은 한 명도 없고, 모두 시금털털한 남정네(드문드문 총각도 낌) 뿐입니다. 모 상자에, 흙과 볍씨를 담는 일을 전동電動 파종기로 하다 보니.. 일일이 손으로 할 때 와 달리, 구지(?) 섬세한 여성의 일손이 없어도 괜찮아서라기보다.. 사촌 아우 수일이 그동안, 털털 남정네들끼리만 품앗이를 다녀 온 탓일 겝니다.  ▲총각들이 함께 하는 못자리, 벼 베기 논두렁에서는 어쩌다 다방에서 차茶를 시켜오기도.. 못자리 일은 대부분 분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모 상자에 바닥 흙 담는 이, 그 위에 파종기로 볍씨 뿌리는 이.. 다시 그 위에 복토覆土-덮는 흙 담는 이, 모 상자 옮기는 이.. 저 같이 '재주가 메주인' 경우는.. 어느 댁 품앗이에서건 대부분, 모 상자 옮기는 일을 합니다. 그 일은, 그저 흙과 볍씨가 담긴 모 상자를 한 번에 다섯 장씩 들어 옮길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못자리 마무리 단계인 비닐 씌우기, 덤으로 못자리 하는 날 휴가를 낸 직장인 친구도.. 농사일도 그렇고, 마을과 지역에서의 일상적 삶도 그렇고.. 함께 한다는 것은, 서로 편리하기도 하려니와 참 괜찮은 삶의 방식임을.. 이번, 사촌 아우네 못자리 품앗이를 통해서도 다시금 확인케 됩니다. 모쪼록, 4월 1일-만우절에 한 이른 못자리에서.. 커다란 홍역 없이, 튼튼한 모가 싹트고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못자리를 한 밀계密溪 논 봇도랑엔 아직, 봇물이 흐르지 않고 있습니다.  ▲못자리를 함께 한 수일(뒷줄 가운데)의 친구와 선배들, 와수리 6명, 마현리 2명, 무네미 2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