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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에 옮겨 심은 모들은 이제 '모살이'를 끝내고, 한창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찍 모내기를 한 논들은 더 이상 가지치기를 못하게 하고, 모의 뿌리와 대궁을 튼튼히 하기 위해 논물을 떼고, 여러 날 바짝 말릴 것입니다. 작년에 저의 작은아버님 댁을 보니, 가지치기를 많이 한다는 <문장벼> 심은 논은 이십일 가까이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도록 물을 대시지 않더군요. ![]() ▶높은 바닥에 심긴 까칠한 모와 무성한 돌피 .. <높다>는 말의 상대적인 표현은 무엇일까요? <낮다>는 말이겠죠? 그런데, 논농사에 있어서는 높다는 말의 상대적 표현으로 <깊다>는 말을 많이 쓰더군요. 위 사진처럼, 논바닥이 물표면 보다 높으면 돌피나 잡풀이 많이 올라옵니다. 또한 한참 가지치고 양분을 섭취해야 할 어린 모가 물에 목마르다 보니 성장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뱃속에 거시-회충 든 아이의 핼쓱한 얼굴처럼 모가 저렇게 부실해 보입니다. ![]() ▶허구헌 날 물에 푹 잠겨있는 깊은 곳에 심긴 모.. 그에 비해, 위 사진은 바닥이 물 높이 보다 깊은 자리입니다. 모내기 전 논을 삶을 때, 번지에 패이거나 모내기 할 때 이앙기를 돌리는 논 귀퉁이가 깊어지곤 합니다. 바닥이 깊으면, 모는 물 깊숙이 잠기기에 대궁이 삭거나 가지도 제대로 치지 못하고 키만 삐죽 자라납니다. 그래서, 그 중에서도 덜 깊은 자리를 찾아 뿌리만 살짝 심기도록 손으로 다시 누비곤 합니다. ![]() ▶적당한 높이의 바닥에서 잘 자라고있는 모 포기.. 모자라거나 지나친 것 보다 적당한-알맞은 것이 좋다는 얘기는, 논바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닥 높이가 논배미 평균 높이에 가까울수록, 물도 적당히 흡수하고 햇볕도 고르게 받으며 자라납니다. 위 사진들은 같은 날, 같은 배미에서 찍은 것이지만 어느 자리-바닥이냐에 따라 벼의 상태가 제각각 입니다. 세 번째 사진은 논배미 평균 높이에 가장 가까운 자리이기에, 모가 가지도 잘 치고 고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옛 말에, "높은데 있는 벼는 장마 진 해에 먹고, 깊은 데서 자란 벼는 가뭄 든 해에 먹는다"는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높은데 건 깊은데 건 가을에 가면 모두 수확이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적잖은 차이가 나게 마련입니다. 오늘은 높은데서 자라, 물에 목말라 하는 모들에겐 반가울 비가 내립니다. 그에 비해, 깊은데 있는 벼들은 불평을 하겠군요. "오늘도 허리 밑으론 일광욕 못하는 거야?" 하고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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