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2003/6/5(목) 11:21 (MSIE6.0,Windows98,i-Nav3.0.1.0F) 61.74.13.103 1024x768
논에 웬 모춤이 저리도 많을까?..  

모내기는 끝났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처 나누지 못한 모내기 풍경-이야기를 이어볼까 합니다.

밀계논으로 가다 보면, 동네 김경기 어른 댁 논 앞을 지나게 됩니다.
저만치 보이는 하늘색 지붕의 마을 공동창고 옆 밤나무에 가려진 집이 김경기 어른 댁입니다.
그리고 사진의 논이 김경기 어른 댁 텃논입니다.
논 옆으로 난 길엔, 육단리 쪽으로 달려가는 삼팔선 막걸리 배송 차량이 보이는군요.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낸 논에, 모춤이 가득 놓여져 있습니다.
모가 잘 못 심겨졌거나, 병이 난 모를 심어서가 아니라, 포기가 두툼하지 않은 모나 어쩌다 빈자리를 찾아 저 많은 모춤을 다 누비시려는 것입니다.
모춤은 저렇게 빼곡이 가져다 놓으시고 주인은 어디 가셨을까?



길 건너 또 다른 논에서 김경기 어른과 마나님은 부지런히 모를 누비고 계십니다.
"모를 많이 누비시려나 봐요?.."
"우리야 할 일이 없으니 모나 누비는 거지 뭐.. 어티게 집이 모는 다 냈수?"
줄창 텃논, 텃밭에서 사시듯 하는 마나님은 할 일이 많은 것을 두고 할 일이 없다 하십니다.
농사일로 바쁜 때면, 해 떨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시는 전형적인 우리네 부모님 세대 분들 이십니다.
부지런히 손 모 놓으시는 두 분 뒤로, 모기동산의 둥그런 얼굴 모습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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