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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는 아직도 교만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그러므로 내가 매우 큰 우박을 퍼부을 것이니.... 우박이 땅에 있는 사람과 짐승과 모든 풀 위에 쏟아질 것이다.... 우박이 쏟아져 내리면서 벗갯 불도 함께 번쩍 거렸다.... 나라가 선 뒤로부터 이와같은 큰 우박은 내린적이 없었다.... 우박이 모든 풀을 치고, 들의 모든 나무를 무너뜨렸다.... <출애굽기 9장> 저는 무신론자입니다. ![]() 지난 5월18일, 성경에 나오는 대재앙 같은 우박이 쏟아졌습니다. 한창 모내기를 하고 있던 무네미 주변 들판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그날, 저는 봉춘말 앞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두 배미 모내기를 마치고, 누치소 쪽에 가까운 논으로 옮겨가는 중에.. 세상을 끝낼 듯 쏟아 퍼붓는 우박을 만났습니다. 갓 모를 낸 논바닥에 물탕을 튀기며 떨어지는 우박은, 마치 비행기에서 쏘아대는 기관총알 처럼 어린 모를 때리며 논바닥에 박혔습니다. ![]() 오린 모가 심긴 논을 덮은 우박은 빙하를 이루었습니다. 어느 댁은 족대(반두)로 우박을 몇 가마니나 건저 냈답니다. ![]() 아직 모내기를 하지 못한 모판이 많은 못자리는, 한겨울처럼 싸늘한 기운이 돌고, 모판은 마치 얼음상자에 재인 생선처럼 얼어 갔습니다. ![]() 한창 잎과 대궁을 키우며 자라나던 감자는 우박에 두들겨 맞아 <초죽음>이 되고 갓 옮겨 심은 고추 또한 잎은 모두 떨어져 나가고 대궁만 남았습니다. ![]() 모판을 수북히 덮은 우박에 꽁꽁 얼어드는 못자리.. 밤새 물을 대 우박을 녹였습니다. 그러나, 심한 냉해를 받은 어린 모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지.... 냉해로 인해 병약해 졌지만, 어린 모는 생명력이 강했습니다. ![]() 갓 심은 논바닥을 <곤죽>으로 만들어 놓은 우박으로.. 모를 다시 구해 다 심는 댁도 있었습니다. 모를 낸 뒤, 모가 심기지 않는 자리에 손 모 꽂는 것을 모를 누빈다고 합니다. 누벼서 될 정도가 아니라, 새로 도배를 하듯 덧 모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떡 벌어지게 잔칫상을 차려 놓고도, "먹을 게 없어서...."라고 말하는 잔칫집 주인의 표현처럼.. 몇 날 며칠 꼼꼼히 모를 누비고도, "그냥 이름만 갈았지 뭐.."라고 말합니다. 모를 누빌 만치 누볐음에도 '간신히 모 누비기를 끝냈다는 이름이나 걸만 하겠다'는.... 이를테면, 겸손의 표현이랄 수 있을 것입니다. 모 누비기를 두고 이름을 갈았다고 한다면.. 새로 모를 심는 것은 성을 갈았다(바꿨다)고 표현 할만 하지 않을까요.. 성(姓)을 갈은 댁이 몇 몇 있습니다. 너는 아직도 교만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그러므로 내가 매우 큰 우박을 퍼부을 것이니.... 우박이 땅에 있는 사람과 짐승과 모든 풀 위에 쏟아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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