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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이상 논에 내놓지 않기로 한 것을 아는지, 태복이 문을 열어줬어도 문 앞에 모여 있는 오리 농군들.. 어제 오전, 동네 또래친구 태복이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도영아.. 오리 밥 줬는데, 논에 안나가..” 그럽니다. “밥은 내가 아침에 줬어! 그리고 오늘부터 오리 논에 안 내놓을 꺼야!.” 그랬더니.. 혼자 생각으로 도움주려 했던 태복은, 미안한지 뒷말도 안 들어 보고 뚝! 전화를 끊습니다. 보아하니, 태복은 내가 밥을 안 준줄 알고 고개 너머 논에 가서 오리농군에게 밥(청치)을 주고는.. 논에 나가 논김을 매라고 오리 농군 막사 문을 열어 주었는데, 오리들이 논에 나가지 않자 전화를 걸어 온 것입니다. 제초제 대신 오리를 넣어 논김을 매게 한, 무농약 재배 찹쌀과 흑미를 심은 윗배미 두 다랑이.. 아직, 벼 줄기 속에 이삭을 머금은 것 같지는 않지만 더 이상 오리농군을 논에 넣지 않기로 한 것은.. 우선, 논에 김(잡풀)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오리농군들이 자꾸 울타리 밖 아래 두 배미로 내려가.. 그러잖아도 논둑 옆으로는 왕 우렁이들이 많이 갉아먹어 엉성한 벼 포기를, 뭉개고 뽑아놓고 하는 까닭입니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보다 1주일쯤 앞당겨 오리농군을 논김매기 임무로부터 해제 시키게 됐습니다. 지난, 한 달 이십여일 동안 친환경 농사를 도운 50여 마리 오리들은 이제 더 이상 농군農軍이 아닙니다. 앞으로는 그저 ‘수용소’ 같은 오리 막사에 갇혀 먹고 놀고 하며, 얼마동안 하릴없는 오리의 삶을 이어 갈 것입니다. 지난해는 논에서 뺀 오리를 모두 다른 분들에게 주었는데, 올해는 열 마리쯤은 남겨서, 닭 3마리와 함께 키우며 알을 낳게 해볼까 합니다. ![]() ▲오리들이 논에 나가거나 말거나 관심 없는 듯 엎드려 있는 지킴이 개- 막내, 그래도 녀석의 역할이 컸는데.. ![]() ▲삽날을 두르려 막사 안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내자, 줄지어 들어가는 오리 농군들.. ![]() ▲오리농군들은 허수아비 배미를 거쳐 길옆 맨 아래 배미까지 내려와, 허술한 벼 포기를 자빠뜨리고.. ![]() ▲논에서 일하다 들어오면 휴식처가 돼주었던 오리농군의 막사가, 이제는 줄곧 갇혀 있어야만 하는 ‘수용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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