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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기르는 폐닭에게 주시려고, 벼 알이 줄줄이 달린 이삭을 주워 담으시는 영희씨 할머님.. 오늘, 와수리에 갔다가 술 몇 잔 얻어 마시게 돼서, 터덜터덜 구호주택-와수1리를 지나고.. 아리랑고개를 넘어, ‘무네미 중대’ 입구 새로 포장한 농로를 따라 걸어 오는 길이었습니다. 무네미 고개 좀 못 미처, 어느 댁 논 한 가운데 노인 분이 이삭 줍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만치 떨어져서 보더라도, 우리 마을에 사시는 ‘영희 할머니’-천종선님의 어머님 이십니다. 논둑을 걷는 발걸음도 살금살금.. 등 뒤까지 다가가도 모르시고 연신 이삭을 주워 담으십니다. 제가 서 너 발자국 등 뒤에 이르고서야, 돌아다보십니다. “이삭이 많이 떨어져 있나 봐요?..” 제가 여쭸습니다. “그러게 말야.. (초소로) 짬밥 가질러 왔다가 닭이나 갖다 멕이려고 줍는 거야.. 폐 닭- 양계장에서 알 낳는 ‘임무’를 마치고 식용으로 팔려나온 닭을 여섯 마리 사놨더니.. 벼이삭을 주면, 날마다 알을 낳더라구. 싸래기를 주면 하루걸러 알을 낳는데.. 벼이삭을 주면, 날마다 알을 낳는 걸 보면 베이삭이 뭔가 낫긴 난 가봐?..“ 그러십니다. 영희씨 할머님이 이삭을 주우시는 줄을 보니, 과연 벼이삭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저, 낱낱의 벼 알갱이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삭 째 끊긴 것이 많습니다. 콤바인이 논둑 옆 첫 바퀴를 돌면서 일을 거칠게 한 탓인지? 아니면 어쩐 일인지.. 지난 날, 손으로 벼 베기하고 탈곡기로 벼를 떨 시절엔.. 가을걷이 하고 난 논바닥에서, 이삭 줍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었습니다. 어른은 어른대로, 논에 흘린 이삭이 아까워 주워 다 쌀독에 보태고.. 아이들은 아이들대고, 학교에서 내주는 이삭줍기 ‘숙제’를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 화가 밀레의 그림 <이삭줍기>가 떠오릅니다만.. 요즘은, 웬만해선 이삭 줍는 모습을 보기 어렵습니다. 예전 방식으로 추수, 탈곡 할 때 보다 논에 떨어지는 이삭이 적기도 할 테고.. 논에서 허리 구부리고 힘겹게 이삭을 줍느니 보다, 그 시간과 노력을 다른 일에 들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점도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처럼, 가을걷이 끝난 논에서 이삭 줍는 모습을 만나는 것도 괜찮은 풍경 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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