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2004/9/25(토) 00:06 (MSIE6.0,Windows98) 222.113.53.71 1024x768
첫, 벼베기 하다..  


▲모기동산 앞 최문철님 논에서 올해 첫 벼 베기를 하다-콤바인은 올해도 중학 선배 심보운님..

벼 베기가 한창입니다.
올벼를 심은 농가에서는 9월로 접어들자 마자, 벼 베기를 시작해
벌써, 가을걷이를 후딱 해치우고만 경우도 있곤 합니다.

저는 그그저께, 첫 벼 베기를 했습니다.
모기동산 앞, 올해 처음 부친-소작한 최문철님 논입니다.


▲'호프 식' 콤바인으로 베어 거둬들인 벼를 창호형님 트랙터 '벼 적재함'으로 옮겨 싣다..

벼가 고개를 숙여, 이삭에 '노란 물'이 들고 알이 차면서부터 예상했던 일이지만..
수확량이 평년작(50평당 쌀 80kg 한 가마)에 비해 많이 적게 나왔습니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철원은 올해 흉년인가 보다는 얘기들을 하곤 합니다.
벼 베기를 한 농가 치고, 올 수확량이 괜찮게 나오더라는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벼꽃 필 때와 벼 알이 여물 때 날이 너무 뜨거워서 그런 것 같다는..
'진단'들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수확량 감소의 정확한 이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 <관행농법>으로 농사 짓느라 면, 벼이삭이 나오기 전, 후로..
두 번쯤은 쳐야 하는 농약(도열병 방제)을 치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어릴 적, '깻 망아지' 처럼, 논배미를 한 배미 한 배미 베먹어 들어가는 콤바인, 저만치 알파산..

올해, 농사가 7년 차이면서 지금까지도 많이 어설프고 게으른 농부..
제가 그렇습니다.
'황금물결'이룬 논배미에서 벼 베기를 하면서도,
마음이 흥겹지 않기는 올해가 처음이지 싶기도 합니다.

"올해 해운年運이 그런걸 어쩌나.. 자네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수확이 줄었대.."
그렇게들 이야기합니다만..
'농사는 해마다 잘 되야 한다.'는 것이, 경제적인 면에서 '한 해 살이'를 하는
농부들의 현실이고 보면, 돌이키고 돌이켜 봐도 속 쓰리고 안타깝기만 한 일입니다.

하긴, "뿌린 대로 거둔다." 하는 말이 있듯..
이 모두가, 제가 뿌린 대로 거두고 있는 소출所出이고 보면..
달리, 무어라 이야기할 일이 아니기도 한 것입니다.


▲해가 서쪽에 기울 무렵, 거의 마쳐가는 벼베기- 함께한 동년배 친구 태복이와..


221.167.19.136 고창: 얼마전 전남 영광군의 구보다대리점에서 콤바인 수리를 하는데,철원에까지 벼베러 간다는 소리를 듣고는 동생네도 곧 벼베기를 하겠구나,,가늠 했었네!내일은 벼갈아엎는 행사?를 하는 쓸쓸한 날이고... [09/25-05:00]
222.113.53.64 볍氏: 형님 콤바인이 구보다 제품인가 보군요. 정말, 농촌의 앞날이 쓸쓸해져서는 안될텐데..말입니다. [09/27-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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