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아삭! 아삭.. 볏 닢을 마구 갉아먹는 <자벌레>란 녀석- 운장리 논에서 2004. 7.. 올해, 사진의 벌레가 꽤 극성을 부린 것 같습니다. 여느 해엔 거의 눈에 뜨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쩐 일인지, 올해는 이쪽 저쪽 논에서 극성스레 볏 닢을 갉아먹더군요. 녀석이 정확히 어떤 벌레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주위에서 <자벌레>라고 하는 얘기를 듣기는 했습니다. 제가 중학교1학년이던 1976년에, 첫째 혜숙 누님으로부터 선물 받아.. 지금껏 사용하고 있는, [국어사전-동아 콘사이스]에서 <자벌레>를 찾아보니.. ‘자벌레나방과(尺蛾科)의 나방의 유충. 가슴에 세 쌍의 발, 배에 한 쌍의 발이 있어 기어갈 때에는 꼬리를 머리 쪽에 갖다 대어놓고 몸을 앞으로 펴며 마치 자질하는 것 같이 걸어감. 풀과 나뭇잎을 먹어서 농림업에 큰 해를 줌. [loopworm]' 라고 설명돼 있군요. 생긴 것이 검은 줄무늬가 있어서 그런가, ‘돼지벌레’라고 부르곤 하는.. 멸강 나방 애벌레는, 해마다 심심찮게(?) 생겼다가 한동안 논둑풀잎과 논둑 옆 볏 닢을 몇 줄씩 갉아먹다, 때가 되면 사라지곤 하는걸 봐 왔는데.. <자벌레>라는 놈은, 저로선 올해 처음 보는 녀석입니다. 어느 쪽 논이라 할 것 없이, 녀석이 볏 닢을 꽤나 갉아먹었습니다. 장마비 줄기가 내리 쏟아지면, 여느 해 ‘돼지벌레’ 처럼.. 제깐 것들이 물 담긴 논바닥에 떨어져 죽으려니, 했습니다만.. 어쩐 일인지, 자벌레란 녀석들은 그렇게 쉬 익사溺死하지 않더군요. 꽤 여러 날, 볏 닢을 갉아먹어 신경 쓰게 하더니만.. 결국은 녀석들도, 제풀에 사라지고 말더군요. 그런데, 녀석들이 논에서 사라지는 방식은.. 볏 닢에 붙은 채, 새까맣게 말라죽어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녀석들의 그 새까만 ‘주검’이.. 날개를 달고, 나방이 되어 날아간 흔적인지.. 아니면, 애벌레 상태로 죽어서 그렇게 말라버린 것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어릴 적,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책상의 길이를 잴 때처럼.. 몸을 오므렸다 폈다 하면서 이동하는 <자벌레>란 녀석.. 생긴 건, 저렇게 순한 듯 해 보여도, 식성이 엄청 좋아서 일까?.. 농사에 적잖은 해를 끼치는 것을, 올해 처음 알았습니다. 모쪼록, 내년엔 논에서 만나는 일없기를.. 바래 봅니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