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2004/7/18(일) 14:24 (MSIE6.0,Windows98) 61.40.83.57 1024x768
누구냐? 너!- 돌피..  


▲벼 이삭 보다도 먼저 고개를 내민 (돌)피이삭, 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를 흔들고..

어느 광고에서 패러디-본따기도 했습니다만..
영화 <올드보이 OLD BOY>에서 주인공 최민식이,
까닦모를 원한으로, 자신을 15년씩이나 가뒀던..
알지 못할 누군가로 부터 전화를 받고, 그에게 묻습니다.
"누구냐? 너!"

이 즈음, 벼는 배동(?)이 서서..
임신한 아낙의 뱃고래 처럼, 대궁이 통통해져 있습니다.
산모의 뱃속 태아처럼, 대궁 속에 이삭이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농부의 허벅지께 까지 키가 자란, 두춤한 벼 포기..
그 키 위로, 고개를 내미는 머리들이 한 둘 보입니다.

(돌)피의 이삭 입니다.
벼이삭 보다도 빨리, 대궁을 벗어나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습니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농부와 벼이삭, 모두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 쯤 되면, 농부에겐 피사리도 늦은 셈이고..
아무리 빨리 자란다고 한 들, 벼이삭이 (돌)피의 고개숙임-여뭄을 앞지를 수 없습니다.

이 즈음, 먼저 고개를 내민 (돌)피는 대개 <포기피> 인 것 같습니다.
모 낸 뒤, 논바닥 흙 속에서 싹 터 자라난 <바닥 피>보다..
못자리에서 볍씨와 함께 싹터 자라나, 어린모와 함께 본논에 옮겨 심겨진 포기 피는..
마치. 배바리-붉은머리오목눈이의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뜨리고..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새의 먹이를 받아먹고, 쑥 쑥 자라난 뻐꾸기 새끼처럼..
벼 포기, 줄기 보다 사뭇 크고 억세게 자라나 있습니다.

피사리는 벼 벨때 까지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쯤 되면, 먼저 이삭 팬 (돌)피를 바라보는..
농부와 벼의 심정은, '동병상련' 그 비슷함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돌)피가 먼저 논바닥에 씨앗을 떨구면 안되는데.." 하는-

다시, 영화 <올드보이 OLD BOY> 얘기를 좀 하자면..
저는, 이 영화를 며칠 전 비디오로 빌려다 봤습니다.
<공동경비구역>, <복수는 나의 것>의 박찬욱 감독 영화인데..
저는, 이 세 편의 영화(사실은 비디오)를 모두 재미있게 봤습니다.

처음엔, 몰랐으나..
영화 <올드보이 OLD BOY>의 주인공 최민식은,
자신이 15년 동안이나 감금됐던 까닦을 알게 됩니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가벼운(?) 입놀림이 뿌려놓은 그 원한의 '돌피 씨앗'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벼 포기' 속에 숨어 자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벼 이삭 보다도 앞서 고개를 내민 돌피 이삭을 보며..
모내기 이후, 피사리에 게을렀던 저의 '자업자득'을 돌이키게 됩니다.


▲생명력 강한 돌피를 뽑아 들고- 영화에서 최민식이 검은 색안경을 썼듯..

61.80.94.58 돕는시민: 선글라스쓴 농부! 오우 멋있습니다. 지금까지 볍씨님의 최고의 멋진모습인 사진두장입니다. 영화배우 저리가라입니다. [07/19-08:41]
61.81.149.68 대동: 동안 살이 많이 오른듯^^ [07/19-13:43]
211.218.57.178 볍氏: 돕는 시민님, 잘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대동 형님..제가 듣기 좋아하는 이야기가 바로, 살 좀 찐것 같다는 얘기인데..그렇게 보인다면, 다행이군요. 저는 몸 관리 잘 못하면 얼굴살이 빠지곤 하거든요. [07/20-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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