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2003/11/21(금) 08:39 (MSIE6.0,Windows98,i-NavFourF) 61.74.10.102 1024x768
옥수수 타작 마당..  


▲경운기와 함께 하는 옥수수 타작마당..

그 그저께-18일, 동네 종천씨-석현네 마당에서는 옥수수를 떨었습니다.
아리랑고개 옆에 밭에 심은 9백여평의 옥수수입니다.
종자는, 우리가 '미국 옥시기'라고 부르곤 하는 <황옥>이란 품종입니다.
황옥은 주로 소먹이 사료용으로 쓰이는데 벼처럼, 정부에서 수매를 한다는 군요.

지난 몇 해, 단호박과 고추를 심었던 아리랑고개 옆 밭에 황옥을 심은 종천씨는
"올해 찰옥수수를 심었으면 노 나는 건데.."라며, 아쉬워하는 얘기를 몇 차례 하더군요.
올해 찰옥수수는 값이 여느 해 보다 괜찮았던가 봅니다.
여전히 다른 밭에는 단호박도 심고, 검정콩도 심고, 달래도 심어놓은 종천씨에게
옥수수 타작은 올 농사를 마무리 짓는 '마당' 이었습니다.

옥수수 타작마당은 종천씨의 아버님-윤규희 어른과,
화천 파포리라는 곳에서 애호박 농사를 주로 짓는
종천씨의 고등학교 친구 종수씨가 수피령을 넘어와 함께 했고
저도, 알갱이를 떨어내고 남은 옥수수 속대를 골라내는 일 등을 좀 거들었습니다.

다 떨어 낸 옥수수의 양은 40kg 들이로 50여 포대가 나왔습니다.
올해 옥수수 수매가격은, 1kg당 632원(40kg 1포대로 환산하면 25,280)이랍니다.
그렇게 계산해 보면, 900평의 밭에서 나온 수확 금액은 1,264,000원입니다.
여기에서 밭 도지, 종자 값, 품값 등등을 제하고 나면, 과연 얼마의 순소득이 날까? 싶습니다.


▲옥수수가 떨려 나가면, 경운기 짐칸에 옥수수 자루를 하나씩 쏟아 넣는 종수씨..

옥수수 떠는 방법은, 경운기에 연결해 논을 써레질 할 때 쓰는 '로터리'를 이용했습니다.
로터리 회전날이 돌아가면서, 연신 옥수수를 후려쳐 알갱이가 떨어져 나오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로터리 회전날이 옥수수를 때리면 알이 깨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마치 '쌍'-교미를 붙듯, 꽁무니를 마주한 두 대의 경운기 중
번쩍 들어 올려놓은 뒤쪽 경운기 짐칸의 경사면에 옥수수를 쏟아 놓으면
차츰 흘러내리면서 회전하는 로터리 날에 의해 알갱이가 떨려내 집니다.


▲채 떨리지 않고 밀려나오는 옥수수를 경운기 로터리 회전날 속으로 다시 던져 넣음..

떨려낸 옥수수 알과 속대는 회전 날에 의해 밀려 밖으로 빠져 나오고,
덜 떨려진 옥수수는, 다시 회전 날 속으로 던져 넣어 마저 떨어냅니다.
다 떨어 낸 옥수수 알은, 동력용 콩 탈곡기에 넣어 다시 한 번 불려 냈습니다.


▲지난 날, 송곳으로 옥수수를 따내던 모습-튀는 옥수수 알들..

어릴 적 겨울이면, 사랑방엔 옥수수가 한 가득 쌓여있었습니다.
그때는 황옥이 아니라, 찰옥수수 같은 품종이었던 것 같은데..
식구들이 둘러앉아, 사진처럼 옥수수를 송곳으로 훑어 내 떨어내곤 했습니다.


▲빠질 수 없는 '일상적' 기념사진 한 장-떨어내기를 마치고 종천씨 아버님과 함께..

해마다 호박과 고추만 심으면,
<연작連作피해>가 있을까 싶어, 아리랑 고개 옆 밭에 심은 옥수수..
따서 말리는 것 보다, 옥수수 대에 달린 채로 말리는 것이 낫다고 해서
가을 늦게까지, 밭에 남아 있던 옥수수를 떨어내는 올 농사의 마지막 타작마당..

그 타작마당에 함께 하며, 예나 지금이나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고향-농촌의 모습과 형편을 다시 한 번 돌아 봤습니다.


61.73.237.44 그옛날: 볍氏 오랜만에 옥수수 탈곡하는 모습을 보게되는군. 그림 네번째인가 그모습은 30년전 모습일까십네 그려?
지금의 그흔하디흔한 트랙터가 없던시절 경운기조차도 강원도에서도 보기드문 (경운기도 철원에선 아마동송
구철원벌판에 몇대 굴러다니지 않았던시절 그시절엔 동송철원지역과 김화지역이 서울보다 마음으로는 멀었던
시절 아니지 아주 낮선곳이라고 느껴젖던...)시절 그시절 TV 도 동네 몇대없던시절 (그리움이 앞� [11/25-00:17]
61.254.41.139 전농사랑: 전농 회원글마당에도 가끔씩 들러주세요...모두들 기다리고 있습니다요.. [11/25-15:04]
볍氏: I-전농 삶의 내음 마당으로 가겠습니다. 찾아 주시니 반갑습니다.. [11/29]
  이름   메일 (관리자권한)
  내용 입력창 크게
                    답변/관련 쓰기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