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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볍氏 (moonemi@hanmail.net) ( 남 )
2003/2/18(화) 12:25 (MSIE6.0,Windows98) 61.82.43.25 1024x768
서이의 바램-핸드폰(2/8)  



어제, 전에 없이 딸아이가 메일을 보내 왔습니다.
조심스레 말머리를 꺼낸 뒤 하는 말이 휴대폰을 사 달랍니다.
며칠 있으면 자기 생일도 돌아오고, 이제 중학 3학년에 올라가면..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 때문에 집에 돌아오는 시간도 더욱 늦어지고..
그렇게 되면 집에서 궁금해 할 저와의 연락방법의 필요 등..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며, 아비도 갖지 않은 핸드폰을 사 달라는군요.
친구들 중에 핸드폰을 갖지 않은 아이는 저 혼자 뿐 이라는 군요.
핸드폰 기계 값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자기가 낼 테니, 저한테는 통화료를 내 달랍니다.

핸드폰을 사 주면, 공부도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으며..
앞으로, 책도 열심히 읽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목표를 세워 열심히 실천하겠답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아비인 제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 찍는 것을 <취미>삼듯..
자기도, 공부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핸드폰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엉뚱한'(?) 이유까지 달고 있습니다.

딸아이가 모처럼 마음 터놓느라 보낸 메일, 요구인데 그냥 무시만 할 수 없어 좀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답은 '안돼!' 였습니다.
'그러잖아도 요즘 돈도 많이 들어가고 힘드실 텐데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하다며..
앞으로 자기도 용돈을 적게 쓰겠다는 딸아이의 '간절한 바램'을 들어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도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핸드폰을 갖지 않는 방식의 생활을 하겠다는 것이며..
지금 저희가 핸드폰을 사용-유지할 형편이 못된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무겁고 어지럽습니다.
결코, 아이가 바라는 것을 들어주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이가 왜 그것에 집착하고 손에 넣고 싶어하는가?!
그런, 생각을 가진 아이에게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어제, 낫으로 아카시아 나무 가지를 치다가 나무가 튀어 다리에 가시가 박혔습니다.
가시가 커다랗지도 아주 깊숙이 박힌 것도 아니지만, 움직이면 그 자리가 아프고 불편합니다.
당장은 뽑아낼 수 없는 다리에 박힌 작은 가시처럼, 아이의 바램이 제겐 마음 불편합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충분히 설득할 '자신'도 갖고있지 못합니다.

사진은, 몇 년 전 제가 사용하던 다이얼 전화기입니다.
기계가 좀 이상이 있어서 지금은, 전자-버튼식 전화기를 쓰고 있습니다.
"뜨르르릉~ 뜨르르릉~"
뭉툭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으로 울리던 다이얼 전화기..
언제나 옛 것은 모두 사라지고, 새 것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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