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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이네 학교-김화여중은 오늘 여름방학을 한답니다. 저희 부녀는 오늘 여느 날 보다 좀 늦게 일어났습니다. 많이 늦잠을 잔 것은 아니고, 20분쯤 늦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을 하지 못하고.. 미숫가루로 때웠습니다. 서이는.. 비도 오고, 시간도 좀 늦었으니 학교까지 태워다 달랍니다. 웬만해선, 학교에 태워다 주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 저는 싫은 내색을 했습니다. 서이는.. 7시 45분 버스를 타려면 늦었고 하니, 태워다 달랍니다. 내키지 않는 걸, 방학하는 날이고 하니.. 앞서 나가는 서이를 뒤따라.. 장마비 떨어지는 마당으로 나섭니다. 집을 나설 때, 우산을 챙기지 않길래 우산 얘기를 하니.. 학교에, 우산 두는 곳에 놔두고 왔다는 군요. (오늘, 방학인데 우산 챙겨오지 않기만 해 봐라!..) 교문 앞에 이르자, 여느 때 같으면 바로 내리더니.. 오늘은 비가 오니까 학교 울타리를 따라 좀 더 들어가서, 후문 쪽에 내려달라는 군요. 차를 타고 교문을 들어가 내리는 것을 보면 선생님들게 혼나는가 봅니다. 얘기하는 대로 해 주었습니다. 차에서 내리기 전.. 서이는, "아빠.. 돈 좀 주세요.." '뭐 하는데 돈을 달래?' "방학이니까, 학교 끝나고 친구네 집에 가서 고기 구워 먹기로 했어요" 지갑을 열어 보니, 천원짜리 너 댓장이 물에 젖고 시든 상추잎 처럼 포개어 있습니다. 두 장을 꺼내 서이에게 건넸습니다. "친구들하고, 돈 모아서 고기 구워 먹기로 했는데.." 다시 지갑을 열어 들여다보면서, 잠깐 생각하기를.. 두 장을 더 꺼낼까, 석 장을 꺼낼까 하다가.. 두 장만 꺼내 서이에게 건네며 표정을 살폈습니다. 그다지 불만스럽진 않은 것 같더군요. 그래, 방학하는 날이고 하니 맛있게 먹고 재밌게 놀다 와라.. 아침을 미숫가루로 때우고 보니 배가 고픕니다. 조금 전, 밥을 앉혀 놓았습니다. 요즘, 혼자 먹는 점심이 입에 달지 않은데.. 서이와 친구들은 무슨 고기를 굽고 있을까? 삼겹살? 아니면.. 불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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