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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전 아내가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나야! 오늘은 못 나갔어?.." 그리곤 TV에서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충청도 칠갑산 근처에 참게가 많이 사는데.. 참게는 알을 낳으려면 먼 물길을 지나 바닷가로 가야 한답니다. 중간에 센 물살을 만나고, 사람들이 막아놓은 보에 가로막히기도 하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가면서 부여를 지나고, 멀고 먼 군산 앞 바다까지 역경의 길을 간답니다. 결론을 짓듯.. 아내는 제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참게보다도 못해!" "당신이 참게 보다 나은 점, 세 가지만 대 봐!" 저는 참게 보다 나은 점을 한 가지도 대지 못했습니다. 일은, 어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모내기도 마치고, 이제 슬 슬 논두렁 깎고 논물 대고.. 좀 여가를 가지며 일을 하면 되기에.. 신사곡 사는 친구 박재섭이와 함께, 모기동산으로 가는 둑방길에, 와수리 두부공장 하시던 댁에서 지어놓은 <원두막>에서.. 막걸리 세 통을, 와수리 평양면옥의 아바이순대와 오이를 안주로 해서 먹고 마셨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취해 떨어졌는데.. 아내가 전화를 걸어왔던가 봅니다. 제가 정신없이 취한 모습을 알게 된 거죠. 그리곤, 오늘, 이렇게 투병하고 있는 줄 알고 다시 전화를 해설라믄.. "이 참게 보다 못한 인간아!" 그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이리 끌리고, 저리 끌리고.. 술 마시고, 건강 잃고.. 참게와 같이 어려움을 딛고 살아가는 의지가 없다는 거지요. 돌아보니.. 제가 참게 보다 나은 점이 무얼까?.. 찾을 수 없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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